기름 안 튀게 할 수 없을까 궁리하다 제가 만들어버렸죠

아이디어 프라이팬 덮개 한 ‘ 희 대표
반짝이는 아이디어 하나로 두 아이의 엄마에서 한 기업의 CEO로 변신 씨(36). 삼성홈플러스, 메가마트, 킴클 등 대형 할인마트에서 시판중인 프라이팬 덮개 '팬캡'이 그가 개발한것이다.
“생선 튀김 만들려고 준비 . 럼 가스렌지변 과 바 등에 신문들을 덕지덕지 붙였다. 그 중 ‘아, 이거다’ 하는 생각이 뇌를 스치더라구요.”
그 날 프라이팬 기름이 밖으로 튀지 않게 할 방법이 없을까 생각했다. 처음에는 신문지를 덮어 봤다. 기름이 튀지는 않았만 신문지에 불이 붓 등 너무 위험했다. 공기가 통하지 않아 튀김이 눅눅해져 맛도 없었다. 게다가 유해물질이 방출된다는 말에 당장 그만뒀다.
“ 때 자를 쓰듯이 프라이팬에도 모자를 씌우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튀김이 바삭거리도록 통기성도 고려하구요.”
가정관리학과를 나와 건축회사에서 근무, 수학교사까지 했던 박 사장. 그 경험들이 발명에도 도움이 됐다. 팬캡을 만들 때 필요한 수학적인 지식-게 하면 프라이팬 뚜껑별로 딱 맞는 사이즈를 만들 수 있을까 등-이 제품 개발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초기 자본금은 쌈짓돈, 여성 창업지원 프로그램 적극활용
아이디어를 상품화하려면 돈이 필요할 터, 그의 자본금은 한푼 두푼 모은것
“남편이 주는 용돈 아끼고 사고 싶은 옷 안 사고, 웬만한 건 집에서 만들어 쓰고 그렇게 돈을 모았어요. 100만~200만원 모였다 싶으면 거기에 해당하는 만큼 개발하고 또 돈 모일 때까지 기다리고... 하느라 개발하는 데만 3년 넘게 걸렸죠.”
시행착오도 많았다. 개발한답시고 돈만 날리고 집에서 쫓겨날까봐 가슴 졸였던 적도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종이만 해도 종류가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더군요. 결국 달력 만들 때 쓰는 스노우보드 지로 결정해서 제품이 다 나왔는데.
어떤 분이 안전하기는 식품용 종이가 가장좋다고 충고하시는 거예요. 저도 엄마고 또 식탁에 올리는 건데, 얼마나 신경이 쓰여요. 이미 300만원이나 들여 만들었는데, 그냥 다 포기했어요. 남편한테 얼마나 미안하던지….”
그래서 한동안 쥐죽은 듯 보내다 다시 시작, 본격적으로 지금의 제품을 만들었고 직접판매에도 나섰다.
"제품 만드는 것보다 파는 게 더 어려웠어요. 홍보비용은 턱없이 부족하고 새로운 유통망을 뚫기 위해 안하던 영업까지 하려니 정말 힘들었습니다. 단일상품이라 판로를 개척하기가 더 어렵더군요."
그러나 해결책은 가까이 있었다. 여성발명협회(www.inventor.or.kr)가 주관하는 발명품 전시회에 참가했다가 협회 측에서 그의 아이디어를 높게 사 사업에 필요한 개발자금을 쉽게 융자해 준것.
사무실은 여성발전센터 창업보육센터에 얻었다. 10여평 규모의 사무실의 보증금이 불과 1백여만원, 한달에 2만원 정도의 이용료를 내기만 하면 된다.
가장 어려운 영업. 직접 뚫기보다 중간 유통업자들을 적극 활용하고 홈페이지(www.pancap.co.kr)를 통한 온라인 판매에 주력했다. 결과는 성공적, “은근히 팔리는 재미가 쏠쏠”하단다.
aykim@naeil.com" 김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