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술상식 5가지 오이술이 약하다고?

마실 때 부드럽게! 다음날 상쾌하게! 이 세상 모든 술꾼들의 지상목표다. 이 숙제를 풀기 위해 오늘 밤도 이 술집 저 술집에선 실험이 진행 중. 섞어도 보고 썰어도 보고. 그러나 이런 실험 대부분이 근거가 없는 것들이다.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의 도움으로 술과 관련된 그릇된 속설들을 파헤쳐봤다.
폭탄주가 좋다고?
-알코올 도수 40도짜리 양주를 4도짜리 맥주에 타면 도수는 분명 떨어진다. 평범한 맥주잔에 스트레이트 한잔 분량의 양주를 탔을 때 도수는 11도 안팎. 그러나 문제는 10~13도 정도가 인체에 가장 잘 흡수되는 알코올 농도라는 것이다. 게다가 대부분 '원샷'하기 때문에 한잔에 순수 알코올만 20g 정도를 마시게 된다. 이 정도면 소주 두 잔에 해당된다.
해장술이 좋다?
-'해장술'은 '그로기' 상태인 자신의 몸에 '카운터 펀치'를 날리는 격이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1차 분해되며 생긴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소를 해독하느라 간이 바빠진다. 술 마신 다음날 숙취에 시달린다면 그건 간이 해독을 모두 마치지 못했다는 증거. 바꿔 말하면 간이 아직 바쁘게 뛰고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 상태에서 숙취를 잊겠다고 술을 한잔 더 하는 행동은 간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술 먹기 전에 약을 챙겨라?
-시중에 나도는 숙취 해소 음료는 숙취 예방 효능을 명확하게 검증받은 건 없다는 게 의학계의 설명이다. 알코올 분해효소가 적은 이들에게 다소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선전하는 만큼의 효과는 누릴 수 없다는 것. 차라리 술 마시기 1시간 전쯤 죽을 한 그릇 먹는 게 몸을 더 편하게 할 수 있단다.
커피를 마시면 술이 깬다?
-간이 분해할 수 있는 알코올은 1시간에 15g 정도밖에 안 된다. 소주 한잔 남짓인 셈이다. 게다가 커피의 주성분인 카페인은 간을 피곤하게 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한다. 간이 피곤하니 알코올 분해가 빨라질 리 없다. 급하게 술을 깨야 한다면 차라리 녹차를 마시는 게 좋다.
야채를 넣으면 술이 약해진다?
-술에 오이나 양파 청양고추까지 넣어 마시는 사람들도 있다. '뒤끝'이 좋다는 게 이유. 그러나 의학적으로 볼 때 이런 행동은 무의미하다. 이런다고 해서 알코올 도수가 낮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야채의 신선한 향으로 술의 냄새를 뒤덮어 주는 바람에 오히려 과음을 유도할 수도 있다. 독주를 조금 순하게 마시고 싶다면 차라리 물을 탄 뒤 레몬즙을 떨궈 마셔라. 도수도 떨어지고 넘기기도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