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초보들이여, 이제 침묵을 깨라

인터컨티넨탈 호텔 유경자 소믈리에의 지상 강좌!
와인 초보자, 와인파티서 티 안 나게 즐기는 요령
내 이름은 와인 초보자. 이것저것 마셔봐도 그 맛이 그 맛 같고, 브랜드명은 어찌 그리 어려운지 누가 좋아하는 와인을 물어오면 긴장하기 일쑤다. 그런 내게 청천벽력 같은 뉴스가 떴으니, 이름하여 연말 부부동반 와인파티다. 앞으로 남은 시간은 딱 일주일! 미션 임파셔블 특명에 인터컨티넨탈 호텔의 유경자(30) 소믈리에가 나섰다.
슈퍼마켓에서 호텔까지~ 와인은 어디서든 즐길 수 있습니다! 인터컨티넨탈 호텔을 대표하는 유경자 소믈리에의 멘트다. 즉 와인을 너무 럭셔리하거나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대신 유씨는 술이 아닌 음식으로 와인에 다가설 것을 조언한다. 그만큼 더 포괄적인 의미로 문화에 가깝다는 얘기다. 자, 그렇다면 와인에도 문화가 있는 법. 너무 어렵다, 럭셔리하다 생각하지 말고 1주일 안에 와인 초보자를 면할 요령을 터득해보자. 유경자 소믈리에가 친절히 설명해줬다.
Lesson 1. 와인라벨 확인
와인 파티가 시작됐다. 자리에 앉았다면 와인을 주문하자. 어려워할 필요 없다. 소믈리에나 호스트에게 자신이 선호하는 맛을 쉽게 설명하면 된다. 주문 후엔 소믈리에나 호스트가 보여주는 와인 라벨부터 확인하자. 주문한 와인이 맞는지, 꼼꼼히 챙겨본다.
라벨을 확인하면 소믈리에나 호스트가 스크류를 이용해 와인마개를 따줄 것이다.
Lesson 2. 테이스팅 하기
와인 병을 열었다면 이제 테이스팅 차례.
서두르지 말고 소믈리에가 코르크로 1차 테이스팅을 마칠 때까지 기다려주자. 소믈리에가 OK하면 직접 마셔보는 테이스팅이 시작된다. 초대받은 파티라면 이때도 나서지 말 것. 테이블에서 호스트 격인 사람이 대표격으로 테이스팅하면 된다. 테이스팅은 와인 잔의 1/10 정도가 적당.
Lesson 3. 와인 잔 받기 & 따라주기
본격적인 와인 즐기기가 시작됐다. 소믈리에나 호스트가 와인을 따라줄 때는 테이블 위의 와인 잔에 굳이 손을 댈 필요가 없다. 다 따른 뒤 가벼운 목례나 눈인사면 충분하다. 정 어색하다면 잔 받침대 부분에 오른손 검지손가락만 살짝 갖다 댄다. 반대로 상대 잔에 와인을 따라줘야 하는 상황이라면 병목이 잔에 닿지 않을 높이에서 따른 뒤 손목을 살짝 돌려 방울이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
적당량은 와인 잔의 1/3 가량.
Lesson 4. 와인 잔 잡기
와인 잔 잡는 방법을 둘러싸고 무수히 많은 방법이 얘기되지만, 지켜야 할 원칙은 하나다. 되도록 볼에서 떨어진 곳을 잡는 것.
와인은 온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손이 볼에 가까워질수록 열이 전도되어 맛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와인 잔의 다리 부분을 가볍게 잡아주면 된다. 이때 손 모양은 중요하지 않다.
Lesson 5. 와인 잔 돌리기 & 향 맡기
자신의 와인 잔이 채워졌다면 와인 다리 사이에 손가락을 끼워 가볍게 와인 잔을 돌려준다. 이렇게 와인 잔을 돌려주면 와인이 공기와 접촉해 산화되면서 향이 풍부해진다. 돌리는 방향은 당신의 자유~. 이후 와인 잔을 들어 코 가까이에 대고 풍부해진 향을 한껏 들이마신다. 와인을 마실 때는 전문가가 아니라면 자유롭게 양껏 마시면 된다. 이때 원샷은 절대 금물!
Lesson 6. 건배하며 즐기기
건배 시엔 다리를 잡고 와인 잔끼리 비스듬히 부딪혀 영롱한 소리를 즐긴다. 초대받은 파티에선 살짝 마신 뒤 와인 맛에 대한 한두 마디를 나누는 것도 예의다. 상대방 와인 잔에 와인이 얼마나 남아있는지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잔이 비지 않도록 1/10 정도 남아있다면 계속 잔을 채워주는 게 예의다. 상대가 와인을 권하는데 정작 그만 마시고 싶다면 와인 잔 위에 손을 살짝 대고 눈으로 사양하면 된다. 행복플러스
글=문영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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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경호기자 ho@chosun.com
촬영협조=인터컨티넨탈 호텔 bar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