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에서 고기로… 일본인 거꾸로 가는 ‘식탁혁명’

다른 나라는 갈수록 본은 생선값 오르며 소비 줄어
“가시 귀찮다” 아이들, 생선 싫어해, "구우면 냄새난다" 주 기피
일본인에게 참치회는 한국인의 ‘삼겹살’과 비한 위치다. 세계 참치회 소량의 85%인 57만?을 소비한다. 이 ‘국민식(國民食)’이 가격 급등으로 일본인들의 식탁에서 멀어질 위기에 처했다.
일본 거리의 음식점 간판에서 가장 자주 눈에 띄는 한자가 ‘魚’자에서 ‘肉’자로 바뀌고 있다. 불판에 고기를 구워먹는 야키니쿠(燒肉) 집이 워낙 늘어난 탓다. 직장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에서도 ‘키니쿠’가 스(생선초밥)’를 밀어냈다. 쇠고기 식재료를 중심으로 한 한국 음식이 일본에서 선풍을 일으키는 것도 국민들의 식성이 변 탓이다. 요즘엔 ‘와라와라’ ‘규카쿠’ ‘시로키야’로 대표되는 본 대중 음식점에서 른자 살 올린 벌건 육회가 추천 메뉴에 올라있다.
일본은 ‘어식(魚食)대국’으로 불린. 섬나라인데다 이지유신 이전인 에 육식을 금지한 전통 탓 생 많이 먹었. ‘세상에 생을 가장 이 먹는 존는 래 음 일인이란 담도 있다.
▲ 일러스트=양인성 기자 in77@chosun.com
실제 본은 아이슬란드에 이어 생선 소비량 세계 2위(한국은 포르투갈에 이어 4위). “일본 왜 최수 국가냐”를 물으면, 학자 10명 중 10명이 “생 중심의 식습관”을 그 이유 중 하나로 꼭 꼽았다. 런 일본이 미국·호주처럼 ‘육식(肉食)대국으로 바뀌 중이다. 일본 정부 작에 ‘수를 보면, 2005년 1인당 생선 구량은 12.7㎏. 육류 구(12.6㎏)과 비슷했다. 1965년엔 14㎏(생선) 6㎏(육류)로 가 안됐지만, 40년 동 생선 소 꾸히 줄고 류 소비가 꾸준히 늘었다. 이런 추세로 미뤄 2006년부터 육류가 ‘적으로’ 역전한 것 실하다.
‘극적’ 는 까닭은 세계 나라가 소득 수이 높아질수록 생을 많이 먹는데 유독 일본만 적게 먹 문이다. 과거 30 동안 미국의 선 소비량은 1.4배, 유은 1.3배, 중국은 무려 5가 늘다. ‘선=고급=건강’이란 인식 탓에 국들 살 만면 폭발으로 늘어나는 것이 생선 소비량이다. 일본이 거꾸로 가 물론 옛날에 낙 생선을 많이 먹었기 때문에 그 수도 다. 온 국민이 하루 3번 생선을 먹다가 그 중 1번을 쇠고기를 먹으면 소비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럼 일본인은 왜 생 육류로 대체했을까?
거창하게 말하면 ‘신자유주의’ 탓이다. 역 장벽이 낮지면서 외국산 쇠고기가 물밀듯 들어와 값비싸기로 소문난 ‘와규(和牛·일본산 쇠고기)’를 대신해 쇠고기를 대중식으로 자리매김했다. 쇠고기 수입자유화가 시작된 1990 생 값은 쇠기 보다 확실히 쌌다. 이후 이가 줄들어 최근엔 100g당 평균 가격이 선이나 쇠고기나 140~160엔(1050~1200원) 사이에서 오락가락하고 있다.
반대로 애당초 수입이 자유로웠던 생선은 최근 국의 자원 보호를 위한 남획(濫獲) 수입 물량이 줄어들어 오히려 가격이 올라갔다. 일본인이 게걸스럽게 먹어 치운 참치가 대표적인 사례. 여기서 일본은 또 다른 딜레마에 빠진다. ‘어식 대국’ 일본에선 ‘생선=건강’ 등식은 성립해도 ‘생선=고급’ 등식은 성립하지 않았다. 세계 시장을 상대로 생선을 대량 구매하다 보니 그만큼 싸게 구입할 수 있었고, 냉장·냉동 유통 기술 발달로 일본 각지에 신선한 생선을 싸게 공급할 있었기 때문이다. 이 탓에 요즘 세계 생선시장의 입찰 전쟁에서 미국, 유럽, 중국 상인들에게 판판히 깨지고 있다. ‘생선=고이란 인식을 가진 ‘어식 개도국’ 상인들이 내지른 가격 조건을 일본 상인들이 도저히 따라잡지 못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산 냉동 홍송어의 일본 수출 비중은 2003년 90%에서 50%로 격감했다. 중국세에 눌린 탓이다.
▲ 도쿄=선우정 특파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일본 부모들이 자녀 교육을 잘못시킨 탓이다.
예전에 참을성 있는 아이들이 많을 때 아이들도 생선을 아했다. 하지만 참을성 없는 아이이 늘어나면서 가시 발라내기가 귀은 생선 자를 멀 경향이 생겼다. 지금 생선은 일본 초등학생들이 싫어하는 학교 급식 1위, 고등학생이 싫어하는 음식 2위에 올라있다.
30대 주부 중 10%가 아예 집에서 생선을 굽지 않는다. 집안 전체에 냄새를 풍기고 설거지가 여간 불편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경향이 지속되면서 2005년 30·40·50대에서 모두 육류 소비가 선 소를 역. 60대 이상 노인들의 힘으로 겨우겨우 ‘어식 대국’과 ‘최장수국’ 명성을 유지하고 있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