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위의 '김치', 정말 그렇게 몸에 좋아?

우리네 밥상위에 늘 올려지는 김치. 최근에는 한류 열풍을 타고 그 인기가 세계속으로 뻗어가고 있는 가운데, 김치의 효능이 인정받고 있는 추세다. 막연히 몸에 좋다고 알려진 김치. 과연 그렇게 좋을까?
◇김치가 질병예방을!?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수십가지에 달하는 김치 종류로 구분될 수 있다. 재료에 따라 몸에 반응하는 유효 성분이 각기 다른 셈.
따라서 우리가 흔히 먹는 배추김치의 경우,배추 자체의 영양도 영양이지만 무엇보다 김치에 버무려지는 양념의 힘이 톡톡히 발휘된다.
보통 김치속에 들어가는 마늘은 대표적 항암 식품으로 널리 알려져있다. 또한 마늘 속 유황 성분은 체내의 중금속과 결합해 담즙을 거쳐 변으로 배설되는 것을 돕는다.특히 황사철 마늘의 수은 배출 효과가 탁월해 도움이 된다.
또한 김치의 매운맛을 내는 고추의 '캡사이신' 성분이 다양한 효능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밝혀지고 있다. 고추의 캡사이신 성분은 다이어트 효과는 물론, 최근에는 췌장암을 예방 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온 상태다.
또한 전문가들은 김치가 충치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전하고 있다.
시큼한 맛은 침 분비를 증가 시켜 입맛을 돋구는 것은 물론, 입속의 당분을 희석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섬유질인 특성상 치아 사이사이를 청소하는 역할도 한다.
이는 어린 아이가 치약을 사용하기 이전의 나이에 사과를 이용해 충치예방을 돕는 역할과도 유사한 기능이다.
또한 대표적인 발효식품인 김치는 발효과정을 통해 다량의 유산균이 발생해 이를 이용한 연구들도 한창 진행중이다. 밝혀진 것만 30종이 훨씬 넘는 발효균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7월 국내 모 기업은 김치 유산균의 항균작용을 이용한 천연향균제를 개발하기도 했다.
업체관계자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은 물론, 리스테리아균 및 이질 원인균인 쉬겔라, 식중독을 일으키는 살모넬라에도 뛰어난 항균력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인체임상을 제외한 균실험이 이미 완료한 상태"라며 신약개발 절차에 준하는 임상을 진행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서울대 모연구팀은 김치에서 추출된 유산균 배양액을 조류독감에 감염된 닭에 먹인 결과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바 있다고 발표하기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시아 곳곳에서 유행하던 조류독감이 한국만 비켜간 것을 두고, 김치에 특정한 힘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낳게 했다. 결과적으로는 실제로 예상이 들어 맞은셈.
모 김치 연구가는 "김치의 탁월성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으로도 확산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따라서 김치를 통한 질병예방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치도 독이 될 수 있다!?
한편 지난 8월 가톨릭대 손숙미 교수는 지난해 보건복지부 용역과제로 전국 성인 552명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성인들이 소금을 가장 많이 섭취하는 음식은 김치류 29.6%, 국찌개류 18%, 어패류 13.3%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우리나라 국민의 상당수는 소금의 주 섭취를 '김치'로 하고 있다. 게다가 어느나라 보다 위암발생률이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김치 이외에 맵고 짠 음식을 즐기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게 일반적인 견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김치의 좋은 효능을 과신해 다량을 섭취 할 경우, 위에 자극을 주고 일부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A대학 의대 교수는 "김치든 무엇이든 간에 식이요법은 보조적 수단에 그치치않다"며 "일부에서 만병통치약 처럼 미화시키고 두루뭉실 효과를 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또한 일부 전문가들은 김치의 대장암 예방은 재료인 배추뿐 아니라 다른 섬유소도 마찬가지라며, 마치 김치의 유효성분이 대장암을 예방하는 것으로 호도해서는 안된다고 전했다.
더불어 한의학계에서도 체질에 따라 일부는 배추김치가 몸에 그다지 좋지 않은 체질도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올해 미국 소화기학회 학술대회(American Digestive Disease Week)에서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2000명의 한국인 조사대상자 중 17%(334명)나 되는 사람들이 변비를 가지고 있었다고 전하고 있다. 게다가 서양인들에 비해 한국을 비롯한 동양인들이 2배 많은 수치로 나왔다.
유산균 발효식품인 김치를 많이 먹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변비율이 다른 나라보다 다소 낮을 것으로 예상됐던 것과 비교해본다면, 다소 의외의 결과다.
이 처럼 김치만 믿고 있기에는 평소 생활습관 등의 다른 변수가 많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따라서 일부에서 김치를 맹신하고 장점만 부각시키는 것을 경계, 여러가지 측면을 돌아봐야 진정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 말하고 있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입력 : 2006.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