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이 스시 인기를 따라잡는 그날까지

한국 음식, 미국인의 입맛을 사로잡다
김치·갈비·비빔밥 찾는 미국인 수 늘어… 할리우드 스타도 자주 찾아
한식당도 한국의 전통미를 살려 인기… 미 언론, 한인타운 벗어나 한식당 등 소개
미국인들이 한국 음식의 독특한 맛 계로 빠져들고 있다. 미국에서 이미 피자, 햄버거만큼 대중화되어 있는 중국 음식이나 일본 음식의 뒤를 이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매니아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라스베거스 시장의 큰며인 에밀리 맨도 일주일에 한 번 상 한국 레스토랑을 찾을 로 국 음식 매니아. 비빔 를 히 하는 전이나 순두부, 된장찌개 등 안 좋아하는 한국 식이 거의 을 정도다. 그녀는 1년 동안 한국에서 경험이 있어서 거의 매일 먹을 정도로 한국 음식에 빠져들게 됐다.
라스베이거스의 한국식당 '마더스 그릴'에서 미국인 가족이 한국 음식을 즐기고 있다.
“남편은 한국에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데도 이제는 나와 함께 한국 식당에 는 걸 좋아해요. 매운 것도 잘 먹고 김치는 없어 못 먹지 너무 좋아하죠. 한국 음식 때문에 한국이 제2의 고향같이 느껴요.”
최 LA 한국문화이 시한 설문 조사에서도 음에 대 미국인들의 심이 나타나 있다. 문화원이 LA한국센터 개관에 맞춰 타 인종 3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 따르 국 하면 생각나는 화이 43%가 한국 음식을 았으며 그 밖에 무술(23%), 한글(8%), 문화콘텐츠(8%) 등이 뒤를 이었다.
또한 미국내에서 가장 손쉽고 많이 체험 수 있는 한국 화아이콘으로도 응답자의 절반인 50%가 한국 음식을 선택, 역시 한국 음식이 한 문화 장 표하는 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는 미국 건 잡지 ‘헬스(Health)’지에 가 세계 5대 정되기도 다. 김치는 요거트, 올리브유, 인도의 렌틸스(lentils·렌즈콩), 일본의 (soy) 함께 세계인 건강을 지켜주는 헬스 푸드로 당당게 자리매김 하게 된 것이다.
헬스지는 “왜 치를 먹어 하는 에 “김는 비타 A, B, C가 함유되어 있고 엇다도 락토박실리(lactobacilli)로 불리 헬시 테리아(healthy bacteria)가 있 때” 다. 때문에 김치는 소 촉진하고 항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했다.
LA AT센터(농수산물 유통공사) 학수 지사장에 의하면 “김치는 대안식품으로도 자주 거론되고 있으며 김에 대한 미국인의 인지도는 40% 이상이 될 것”이라고 한다. 냄새가 다소 강해서 접근성에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일 번 김치 맛을 본 사람들은 다시 찾게 되는 장점을 갖고 기도 하다.
라스베이거스에 사는 40대 후반의 미국인 리처드는 김치가 없으면 안 되는 대표적인 케이스. 몇 년 전 우연히 한국 식당을 찾게 되었고 그때부터 한국 마켓에서 김치를 따로 사다가 김치 좋 되.
그런데 문제는 그의 부인이 김치 냄새를 못 견뎌 하는 것. 때문에 그의 집 차고에는 그를 위한 김치전용 냉장고가 따로 마련되어 있다. 리처드는 일주일에도 몇 있는 냉장고에서 김치를 꺼내 뒷마당으로 들고 가서 그 곳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 혼자서 김치의 맛을 음미하곤 한다.
리처드같이 백인이 한국 마켓에서 김치를 구입하는 경우는 아직까지 흔한 경우는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 게다가 최근 들어서는 미국 마켓에까지 김치가 진출하고 있어서 김치의 미국 정복을 꿈꾸어 볼 만하다.
실제로 ‘ 미국 정복’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의 ‘종가집 김치’도 미국에 진출해서 선전을 하고 있으며 현지 생산 업체들도 미국 시장에 맞는 김치를 개발하여 주류 마켓에 김치를 선보이고 있다. 그 중 젓갈을 사용하지 않고 만드는 ‘독도김치’나 미국 할인점 코스트코에 납품을 있 ‘코스모스 김치’의 선전이 눈에 띈다.
▲ 지난 7월 뉴욕 매 전용구장을 찾은 미국인들이 김치 플을 받고 있다.
한국 사람들이 별로 없는 미국 동부 버몬트주에서 시작해 미국 동부 지역에 보급되고 있는 ‘순자김치’의 인기도 놀랍다.
주립대와 미들베리대, 뉴햄프셔주의 다트머스 대학 내 카페테리아에 김치를 공급하고 있는 자김치’ 평균 100만달러(약 9억5000만원) . 16스(453g) 유리병에 담긴 김는 월평균 1만5000개가 생되고 가격은 4달러(3800원)다.
순자김치는 깍두기 대신 무를 얇게 저 샌에 넣어 먹도록 변시켰고 그녀의 단골 고객들은 김치를 파스타에 얹어 먹는 등 김치의 이용도도 무척 다양하다.
“김치는 숙성 발효 식품이라 유통과정의 관리가 까다롭습니다. 경우 따라서는 소비자가 집에 가져가서 뚜껑을 열 때 국물이 넘치기도 하지요.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업체 함께 연구 중입니다. 이 문제가 개선될 때 김치의 대중화는 시간문제입니다.” LA AT센터 김학수 지사장의 말이다. 김 지사장에 따르면 외국인 요리 대상으로 김치 요리 경연대회를 개최하는 등 김치 홍보를 위한 다각도의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 기관과 업체의 노력은 물론이고 최근 들어 한국 요식업계에서 불고 있는 새로운 시도가 미국 주류 사회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인테리어를 세련되게 꾸미고 서비스 방법을 다 미 게 개선하는가 하면 과감하게 코리아타운을 벗어나서 한국 식당이 하나도 없는 곳에 용기있는 도전을 하는 신세대들이 늘고 있다.
▲ 한국의 전통미를 살린 뉴욕의 한국식당.
이러한 점 때문에 할리우드 베벌리힐스에서 성업 중인 ‘우래옥’의 성공사례가 주목된다. 안드레아 보첼리, 패리스 힐튼, 지나 데이비스 등 할리우드 스타는 물론이고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명인사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알려진 우래옥은 고객의 90% 이상이 타 인종.
우래옥은 실내 인테리어에서부터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의 절묘한 조화로 인종을 초월한 사랑을 받고 있다. 방패연으로 장식된 외관은 물론 한지에 한글로 시 구절을 쓰고 장식한 실내 장식, 그리고 평양냉면 등의 음식 맛은 한국의 전통을 그대로 살렸다.
이에 반해 서빙을 하는 종업원들은 대부분 미국 사람들로 정확한 발음으로 손님들에게 일일이 메뉴를 소개해 주고 서빙 방식 또한 프랑스식으로 세련됐다. 대부분의 다른 한국 음식점처럼 냉면, 불고기 등 식사 위주로 주문을 받는 게 아니라 전채와 음료수, 메인 메뉴, 디저트 등으로 코스화 하는 것이 특징.
타 인종에게 인기 있는 전채 요리로는 대합을 잘게 썰어 양념해 다시 조개껍데기에 넣고 불을 붙여 서빙하는 대합구이, 녹색 밀전병에 게살을 넣고 돌돌 만 게살말이 등이 있다. 베벌리힐스점 매니저인 줄리 김씨에 따르면 우래옥이 유명해지는 데 파파라치들도 한몫 했다고 한다.
유명 연예인을 따라다니는 파파라치의 사진에 우래옥의 전경이 비춰지다 보니 덕분에 더 유명해지더라는 것이다. 사실 1993년 베벌리힐스점이 처음 오픈했을 때 할리우드의 고급 식당가인 라시에나가에 한국 음식점이 들어선다는 것 자체가 놀랄 일이었다고 한다.
이처럼 한인타운을 벗어나 미국 사람의 곁으로 바짝 다가선 한국 레스토랑을 가리켜 미국 현지 언론들은 ‘뉴 웨이브’라며 반기는 눈치다. 그 동안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의 눈으로 본 기존의 한국 식당들은 목청껏 소리 높여 주문하는 탓에 밝지만 시끄러운 분위기,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공짜 반찬과 놀라울 정도로 빠른 속도의 서빙, 이에 반해 메뉴에 대해서는 터무니없이 부족한 설명, 그래서인지 때로는 무뚝뚝해 보이는 것이 특징이었다.
그러다 보니 ‘뉴웨이브’ 한국 레스토랑들의 새로운 시도가 미국 사람들에게는 반가울 수밖에 없다. 우선 서빙 종업원의 수를 기존의 업체에 비해 대폭 늘려서 보다 밀착적인 서비스를 한다. 그렇게 되면 ‘이 음식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재료는 어떤 것을 써서 건강에는 이렇게 좋다’는 등의 설명을 차분히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메뉴를 코스화 하여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고 있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 중의 하나. 잡채를 큰 접시에 담아서 메인 메뉴로 내놓는 아니라 세련된 접시에 적은 양을 맛깔스럽게 담아 전채로 맛보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LA와 욕에서 현지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뉴욕의 작은 레스토랑 ‘코리아템플’의 성공 스토리가 또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2003년 맨해튼 이스트 빌리지에 오픈한 ‘코리아템플’은 우선 그 분위기부터가 남다르다. 주방을 제하고 10평 남짓한 작은 공간을 8개의 테이블로 알뜰하게 채우고 촛불과 꽃으로 낭만적인 공간을 연출했다. 저녁이 되면 ‘코리아템플’은 문을 활짝 열어서 바깥에 놓여진 테이블까지도 실내로 끌어들인다. 24세의 미모의 여사장 제니퍼 맹씨는 자신의 또래가 데이트를 즐길 수 있는 장소로 레스토랑을 꾸민 것이다.
“작은 레스토랑으로 큰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는 제니퍼씨의 말대로 그녀의 코리아템플은 뉴욕타임스, 뉴욕매거진, 데일리뉴스 등 다양한 매스미디어에 의해 현지인들에게 소개되었다.
4년 전 스무 살 약관의 이로 한국 식당이 하나도 없는 곳에서 그것도 자신의 레시피로 레스토랑을 차린다고 했을 주에서는 하다고 각지만 그녀는 열심히 손님들에게 돌솥비빔밥, 표고버 샐러드, 구절판 등을 설명하면서 오늘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재 미국에서 일본 식당의 인기는 대단잖요. 우리가 그 정도로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10년 안에 미국의 모든 사람들이 한 음식을 한 번쯤은 먹어보게 됐으면 좋겠어요. 돈을 버는 도 요 한국을 더 많이 알리고 싶어요.”
그녀의 말로 최근 미국에서 일본 음식의 인기는 놀라울 정. 때문에 한식당이 일본 당 따라잡는 은 이라고 보 시선도 있다. 하지만 불과 몇 십 년 전 익히지 않고 날로 먹는 을 상하 생각했던 미국인들을 기억다면 김치, 불고기, 비빔이 일본 스시나 데리야키치킨만큼 대화되는 일이 없으리라는 법 없다.
김혜영 자유기고가
sarah_ts@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