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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가사키에 가서 카스텔라 구웠다!
비행기로 1시간 20분이면 도착하는 일본의 항구 도시 나가사키(長崎). 나가사키로 여행 간 김에 카스텔라 만들기를 배웠다. 오페라 ‘나비부인’의 배경 무대이자 2차 대전 당시 원폭이 떨어졌던 나가사키는 일본식 카스텔라의 본 고장이기도 하다. 나가사키가 국제무역의 문호를 개방한 16세기 말, 밀가루와 계란으로 만드는 포르투갈의 카스텔라가 일본에 상륙했다. '카스텔라 만들기 체험’은 ‘짬뽕 만들기’와 더불어 나가사키 전통미각 체험 프로그램 중 하나. 원래는 이 지역으로 수학여행을 오는 일본 학생들을 위해 마련한 것이지만 요즘은 일반인은 물론, 관광객도 받고 있다. 나가사키 관광청의 추천을 받고 ‘카와시마 학원’(kawashima.ac.jp)으로 ‘카스텔라 만들기’ 수업을 받으러 갔다. 4인 이상이 팀을 이뤄 1주일 전에 예약하면 된다. 혼자라도 시간과 인원 구성이 맞으면 미리 예약한 팀에 끼어 배워볼 수도 있다. 참가비는 1인당 3000엔. 반죽을 만들고 오븐에 굽기까지 2시간쯤 걸린다. 학원에서 제공하는 앞치마를 두르고 조리대 앞에 섰다. 먼저 요리 선생님이 지름 15㎝ 크기의 카스텔라를 만드는 과정을 지켜본다. 강의는 일본어로 한다. 그런데 외국인을 위한 영어 레시피가 따로 마련돼 있고, 선생님의 시범을 그대로 따라 하면 되기 때문에 일본어를 못 알아들어도 큰 무리는 없다. 선생님도 ‘뜨거운 것 따로’ ‘차가운 것 따로’ ‘설탕은 3회에 걸쳐’ 등 간단한 내용은 영어로 설명해 준다. 밀가루·설탕·우유·버터·꿀이 전부인 초간단 재료를 가지고 만드는 일본식 카스텔라. 눈으로 보긴 쉬워도 직접 만들어보니 보통 정성을 쏟아야 하는 게 아니다.
일본 카스텔라는 달지 않고 부드럽다는 것이 특징이다. 베이킹 파우더의 도움 없이 손의 힘에 의지해 아주 단순한 재료로 맛을 낸 것을 최고로 친다. 실제로 배워보니, 나가사키 카스텔라 만들기의 비밀은 손으로 젓는 거품 시간에 있었다. 계란의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해 노른자는 적당히 데운 버터와 꿀과 함께 섞고 흰자는 그야말로 ‘미친 듯이’ 휘젓는다. 흰자를 담은 볼을 얼음을 가득 넣은 그릇 위에 놓고 젓는 것이 요령. 또 설탕을 3회에 걸쳐 넣는다든지, 꿀이 굳을지 모르므로 꿀과 노른자는 달궈진 냄비 위에 올려 섞는다든지 하는 방법을 배우는데 30분이 훌쩍 지나갔다. 깐깐한 선생님은 완벽한 상태가 되지 않으면 좀처럼 오케이 사인을 주지 않는다. 반죽을 섭씨180도로 맞춘 오븐에서 25분쯤 구우면 끝. 학원에서는 수강생들이 만든 카스텔라를 동그란 상자에 넣어 포장해 준다. 따끈따끈 폭신해서인지, 매장서 사 먹은 카스텔라 보다 훨씬 맛 있다.
>> 나가사키 3대 카스텔라 업체 나가사키의 첫 인상은 ‘밝은 노란색의 도시’. 카스텔라 속살 색깔이다. 카스텔라 열쇠고리<사진>, 카스텔라 인형, 카스텔라 쿠션…. 매장마다 카스텔라 상품이 넘쳐난다. 3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카스텔라 업체 ‘쇼오켄’(松翁軒)의 공장에선 머리 허연 장인들이 밀가루에 녹차나 카카오 가루를 섞어 색다른 맛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흰자 거품을 낼 때 빼곤 기계를 쓰지 않고 전부 손으로 한다. 카스텔라 위에 복숭아부터 물고기까지 다양한 그림을 그려넣기도 한다. 명절이나 지역축제, ‘경로의 날’ 등 카스텔라 수요가 급증할 때면 나가사키의 유명한 카스텔라 공장들은 거의 한달 간 24시간 가동 체제에 돌입한다. 편의점부터 공항에 이르기까지 가는 곳마다 카스텔라가 널려있다. 공항 면세점에서도 카스텔라를 팔지만 좀 더 고급스럽고 특별한 카스텔라는 시내에서 구입하는 것이 좋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나사카키 3대 카스텔라 업체’는 다음과 같다.
●후쿠사야(福砂屋·사진·castella.co.jp)= 15대에 걸쳐 카스텔라를 만들어 온 가문이다. 달걀 깨기~카스텔라 구워내기까지 전문가 한 사람이 담당하는 전통 기법을 아직까지 고수하고 있다. 택시 기사부터 길거리를 오가는 주민에 이르기까지 가장 많은 이들이 ‘나카사키 최고 카스텔라’라고 꼽은 집이다. 가격은 1050엔부터. (095)821-2938 ●분메이도(文明堂·bunmeido.ne.jp)= 100년 된 집. 전통기법에 약간 변화를 준 독자적인 카스텔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오리지널 카스텔라는 1050엔부터. 팥이나 밤이 들어간 미카사야키(三笠山)나 설탕과자인 ‘사자레 기꾸’, 다양한 맛의 과일양갱도 인기다. 맛은 ‘3대’ 중 제일 달지 않은 편이다. (095)824-0002 ●쇼오켄(松翁軒·shooken.com)= 300년 된 곳. 지금 주인은 11대손이다. 초콜릿을 섞어 만든 카스텔라가 인기. 맨 아래 설탕을 깔아 마지막 한 입이 강렬한 단맛을 선사하는 카스텔라도 있는데 특히 노인들이 좋아한다고 한다. 본점 2층에 카스텔라와 전통차를 즐길 수 있는 찻집을 운영하고 있다. 오전9시~오후 5시까지 영업한다. 기본 카스텔라를 735엔부터 판매한다. 0120-50750
글=여행작가 이정현
worldcomno1@lycos.co.kr 사진=유승현 캠프 스튜디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