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대통령·YS·DJ·이병철 회장도 단골…
- 국내 한정식집 원조 ‘장원’ 여주인 별세
정주영·최종현 회장도 즐겨찾아 비밀모임 잦아
‘野史의 본산’ 유명… 한정식집 주인 대거 배출도
- 한현우 기자
hwhan@chosun.com
입력 : 2007.05.14 00:43 / 수정 : 2007.05.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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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한정식집의 원조 격인 서울 종로구 필운동 ‘장원(莊園)’의 주인 주정순(朱貞順·여·86·사진)씨가
12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13일 김영삼 전 대통령, 한덕수 국무총리, 박태준
포스코 고문 등이 조화를 보냈다.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 박지원’ 명의의 조화도 보였다.
◆정·재계 야사(野史)의 본산
1958년 서울 청진동에 문을 연 장원은 박정희·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 이병철·정주영·최종현씨 등 재계
거물들이 즐겨 찾은 단골 음식점이었다. 장면 전 총리·조병옥 전 내무장관도 생전에 자주 드나들었고, 정몽준
의원·최태원 SK 회장은 대(代)를 이은 단골이다.
광주 태생으로 목포 부잣집에 시집가 음식 솜씨를 익힌 주씨는 서른둘이던 1953년 광주에서 처음 장원을 열었다.
이후 서울로 이전개업하면서 정·관계 실력자들이 모여들어, 금세 장안의 명소가 됐다. 내부 구조가 복잡하고 입구가
여럿으로 손님끼리 마주칠 일이 적어, 정치인들 ‘비밀 모임’에도 적합했다.
1980년대 들어 ‘밀담’의 무대가 호텔과 룸살롱으로 옮겨가며 경영난에 부딪힌 장원은 1987년 음식점 명의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줘야 했다. 이후 서울 신문로에 ‘향원’으로 재개업했으나 김영삼 정권 ‘사정(司正) 한파’로 단골들의
발길이 뜸해 다시 어려움을 겪었다. 이 사실을 안 ‘단골’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 “미안하다”고
했다고 한다. 주씨는 2004년 2월, 현재 위치(필운동)에서 다른 사람 명의로 운영되던 ‘장원’을 되찾아
재개업했다.
주씨의 별명은 ‘MP(헌병)’. 손님 술버릇이나 뒷얘기를 종업원들이 일절 입 밖에 내지 못하도록 감시했다는 데서
붙은 이름이다. 그러나 유명인들의 식습관은 조금씩 흘러나와 화제가 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쑥 넣은 된장찌개를 무척 좋아했고 반찬은 서너 가지만 시켰다. 이병철 전 삼성 회장은 절대
과식하지 않았으나 팁은 후했고, 정주영 전 현대 회장은 가리는 것 없이 푸짐하게 먹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과일을
무척 좋아해, 밥 대신 과일만 먹기도 했다고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홍어와 돼지고기를 묵은 김치에 싸 먹는
‘삼합(三合)’을 즐겼다. 1987년 전두환 정권 당시 노태우 민정당 대표가 당직자에게서 “왜 군인끼리 해먹느냐”는
말을 듣고 술잔을 집어 던진 곳도 장원이다.
◆한정식집의 사관학교
처음 요정으로 출발한 장원은 1964년 한정식집으로 바뀌었다. 이후 이곳 출신들이 ‘수정’, ‘늘만나’, ‘미당’,
‘두마’ 등 한정식집 20여곳을 열면서 장원은 자연스레 ‘한정식 사관학교’가 됐다.
최근 주씨는 자택에서 여생을 보냈고, 가족들에겐 “장원에서 있었던 일을 외부에 말하지 말라”, “최고의 재료와
서비스를 제공하라”고 당부했다.
유족으론 국내 금융시장에서 M&A(기업 인수·합병)와 펀드투자 전문가로 이름난 아들 이재우(50) 보고펀드
공동대표, 딸 수정(54·현 장원 대표), 윤미(48·미국 거주)씨가 있다. 발인 15일 10시 서울대병원, 연락처
(02)2072-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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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5/14/200705140006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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