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다, 혼인신고는 아직 안했다… 왜?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일이 가끔 현실에서도 일어납니다.
결혼식에 하객으로 갔다가 한바탕 난리를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마친 후 신부의 아버지가 신랑의 을 잡고 호통을 치. 전에도 한 번 결혼식을 치른 신랑이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총 행세를 다는 것입니다.
신부의 척이 식장에서 우연히 얘기를 들었고, 신부의 아버지가 당사자에게 사을 확인한 것지. 랑 명 관이었니. " 올리 한 달 에 았습니다. 도 억울하다고요." 부를 속이고도 되레 큰소 치던 그는 몰매를 맞고는 식장 나고 말았습니다. 그는 두 혼한 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미혼이니 총각이라면서 또 누구를 만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은 법률상으로는 혼입니다. 러나 실제로는 혼인한 것으 인되 부부관계입니다. 동거와 달리 사실혼은 결혼식을 올렸거 혼인의사가 있는 로 일 적용을 받니다.
사실혼에는 결혼화의 단면이 반영돼 있습니. 사실도 숨기는 판에 법적으로 미혼인 사실을 정직하고 감넘치는 남녀는 매우 드물 수밖에 없지요. 하루가 다르게 이혼이 늘고 있습니다. 동시에 실혼에 대한 식도 거와는 크게 뀌었습니다.
회원으로 가입하려던 남성이 커플매니저에게 언성을 높이더군요. "내가 미혼이지 왜 재혼입니까? 서류상으로 깨끗한데 몇 달 여자랑 살았다고 재혼 취급하는 건 말이 안 되지요." 사실혼 경력이 있는 이 남성은 미혼 가입을 바랐습니다. 흔한 케이스입니다. 기록이 남지 않은 사실혼에게 발목 잡히기를 거부한 채 당당히 미혼으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기만 합니다.
사실혼, 이혼 예비단계인가
이혼이 보편화한 세상입니다. 3쌍이 결혼하면, 한편에서는 1쌍이 이혼하는 상황입니다. 10~20년 후면 전체 가구중 30%가 이혼가정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습니다. 이처럼 이혼에 대한 감각이 무뎌지다 보니 미혼과 재혼의 구분도 차츰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
재혼이라도 능력만 있으면 미혼을 만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자녀가 없는 재혼이나 사실혼은 본인들도 미혼이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5~10년이 지나면 아예 미혼과 재혼의 구분 자체가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인식이 달라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문제는 결혼을 하고도 혼인신고 절차를 보류 또는 생략하고 사실혼으로 사는 부부들이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관공서에 들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행법에는 부부 중 한 사람이 혼인신고를 하는 것이 가능토록 돼있습니다.
결국, 시간이 없어서라기보다는 마음이 없으니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옳을 듯합니다. 하도 이혼들을 많이 하니까, 일단 살아본 다음 확신이 섰을 때 신고를 하자는 속셈이지요. 행여 갈라서더라도 법적으로 깨끗하게 처리하자는 계산이 깔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처음부터 헤어질 것을 예상하고 혼인신고를 않는 부부는 물론 없을 테지요? 그토록 확신이 없다면 차라리 동거를 하지 왜 사람들 불러놓고 결혼식까지 올리나요? 결혼한 걸 다들 아는데, 혼인신고 안 했다고 미혼이 됩니까? 결혼하면 반드시 혼인신고를 해야 한다는 법률 조항이 없으니 신고를 하고, 안 하고는 개인의 선택입니다.
그런데, 혹시 이거 아십니까? 혼인신고라는 게 서류에 몇 자 적고 도장찍는 단순한 일 같아도 두 남녀가 부부로 맺어졌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는 결속 효과를 지닌다는 사실 말입니다.
남녀본색
● 세상에는 두 종류의 부부가 있다. 혼인신고를 한 부부와 하지 않은 부부다. 결혼의 안정성이 급속하게 낮아지면서 식을 올리고도 혼인신고를 늦게 하거나 하지 않는 부부들이 늘고 있다.
● 결혼정보회사 선우 부설 한국결혼문화연구소는 2009년에 결혼한 신혼부부 356쌍을 대상으로 혼인신고 여부와 시기 등에 대해 알아봤다.
●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부부는 356쌍 중 35.4%인 126쌍으로 2005년 22.3%, 2007년 36.4%에 이어 혼인신고 지연현장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는 '시간이 없어서'가 71%로 가장 많았고, 살아 본 후에 하겠다는 사실혼 경향이 13.7%였다. 심지어 혼인신고가 필요없다고 응답한 커플도 4.8%에 이르렀다.